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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당선언과 나

2005/03/02 16:01
공산당선언 / 마르크스,엥겔스

1. 『공산당 선언』을 읽기까지의 나

처 음으로 사회주의, 혁명이란 조금은 엄한 단어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접하게 된 것은 중학교 때 유시민이 쓴 『거꾸로 읽는 세계사』을 통해서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만해도 동네 극장에서는 똘이장군이 인간의 탈을 쓴 돼지 김일성을 무찌르는 모습에 열광했었고, 6월이 되면 순국선열들을 기리며 북한 '괴뢰'를 규탄하는 반공 글쓰기를 하곤 했고,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공산주의라는 이상한 도식이 정답처럼 자리잡고 있었으니,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여전히 제도 밖에 존재하는, 조금은 조심스러운 책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을 통해서 기존의 도식적인 사고의 불편성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한 것 같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 『태백산맥』을 읽으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배워온 "공식적" 역사는 얼마만큼 편향적인가, 해방정국의 조선에서의 사회주의란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와 같은 물음들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현재 대한민국의 억압기제(교육, 방송 등 우리의 사유의 폭에 대한 통제들)들에 대한 관념이 이제 막 자라고 있었을 뿐 그 이상의 사유의 발전은 없었던 것 같다.

대학에 와서도 직접 『공산당 선언』을 들여다 볼 기회는 생기지 않았고, 교지편집위원회에 들어가면서 박세길의『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등의 한국 근현대사, 그리고 통일에 관련된 책들을 읽으며, 소위 "통일운동"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드는 의문은 현재 한국 사회에서의 변혁에 대한 목표로서 "통일"은 과정의 문제는 될 수 있되, 궁극적 목표는 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통일 이후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이 필요했다.


2. 그리고『공산당 선언』

이러한 사유의 과정를 거쳐, 1학년 여름방학 때 읽게 된 책이 지금 소개하는 1848년에 쓰여진 마르크스·엥겔스의 『공산당선언』이다.

1998 년에 선언 150주년을 기념하며, 여러 매체에서 『공산당선언』의 현재적 의미에 대해 여러 지면을 할애하여 소개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평가가 현실 사회주의 몰락으로 인해 "실패한"이라는 수식어를 동반하며 또다른 관념을 유포하고 있는 현실에는 동조할 수 없었다.

현재 신자유주의 하에서의 『공산당선언』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며, 도리어 자본주의가 극단적으로 첨예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공산당선언』은 더욱 그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사회의 편향된 가치체계가 민중의 삶을 억압하고 사고의 폭을 재단하는 현실에서 『공산당선언』은 지금, 여기에서 중요한 메시지를 지니지 않을 수 없다.

" 한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자라는 유령이…”로 시작해 “프롤레타리아가 잃을 것은 쇠사슬이요. 얻을 것은 전세계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로 끝나는 23쪽의 정치 팸플릿 『공산당선언』은 1848년 2월24일 영국 런던에서 발표되었다. 전체 4장으로 구성된 ‘선언’은 유물론적 역사관에 입각해 봉건시대부터 19세기 자본주의에 이르는 역사의 고찰과 자본주의의 내부모순, 그리고 그 극복으로서의 공산주의에 대하여 확신에 찬 어조로 얘기하고 있다.

『공산당선언』에 일관하고 있는 근본사상은, 역사상 어떤 시대나 그 경제적 생산과 그로부터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사회구조가 그 시대의 정치사와 지적 역사의 기초를 이룬다는 것, 따라서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 즉 사회발전의 여러 단계에서 착취당하는 계급과 착취하는 계급간의 투쟁의 역사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역시 착취하는 계급(부루주아지, 자본가계급)와 착취당하는 계급(프롤레타리아트, 노동자계급)간의 계급투쟁의 역사라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내게 세계에 대한 관점과 인간에 대한 관점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틀을 제공해주었다.

우선 『공산당선언』을 위시한 마르크스주의는,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의심을 갖게 한다. 즉 비판담론으로서의 『공산당선언』의 의미이다.

현 재의 자본주의체제는 가장 효율적이며, 가장 이상적인 체제로 "공식화" -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언』을 보라 - 되어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자신이 만든 물건으로부터의 소외, (생산력은 사회화되었으나) 소유가 자본가에만 집중되는 현실, 자본주의의 생산력만 찬양할 뿐 그것의 비인간적 행태(거대 다국적 기업이 아시아, 남미국가에서 저지르고 있는 노동착취)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또 한 우리의 관념을 형성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의심하라"고 얘기한다. - 예를 들면, 인간의 이기심이 인간의 본성인가? - 더 나아가 의도적으로 유포되어진 관념이 우리를 그 체제에 순응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관점은 우리가 지금껏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도덕, 관념의 정치적 의미에 대해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러한 관념들은 우리에게 석연치않은 무언가를 강요하고 있다. 예를 들면 종교, 가부장제 등이 현실적으로 우리를 어떻게 제약하는 지, 우리는 이것들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며 어떻게 극복해야하는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공산당선언』은 지금, 여기에 대해서 지적하고 있는 현실의 이론이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제 2차 세계대전이래 그 어느 때보다도 자본축적의 딜레마에 빠져들고 있다.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가 결코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고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세계질서'가 세계화된 '20대 80'의 양극화의 압력을 지탱할 수 있을는지 더욱 의문시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현실 속에서 우리는 과연 어떻게 자본주의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인가? 자본가계급과 노동자계급 사이의 계급투쟁이 자본주의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 『공산당선언』의 관점은 현재 더욱 분명히 증명되고 있다. 즉 『공산당선언』은 150년전의 유물이 아니라 소수의 초국적 금융자본이 거대한 투기이득을 얻고 있는 현재의 자본주의 세계를 이해하고 비판하는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 계경제에서 뿐 만 아니라 그 부분인 한국에서도 노동자들은 비정규직화되어 가고 있고, 부의 편중현상 또한 극단화되어 가고 있다. 만약 지금과 같은 시기에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이 매우 강력하여 정리해고제와 변형근로제를 철폐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함으로써 고용을 보장하며, 실업자의 생존과 인간적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할 수 있다면, 한국의 자본주의는 '인간의
얼굴을 가진 자본주의'로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를 살아감에 있어서 자본주의적 양식은 우리의 일상 저변에서 우리가 알지 못한 채로 강요되어지고 있다. 앞서 본 것과 같이 자본주의는 착취-피착취 경제라는 그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우 리는 그러한 자본주의의 모순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자본주의가 강요하는 관념이 노예가 될 것이 아니라, 그러한 지배체제가 삶을 억압하는 모든 것들에 대해 거부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서 우리는 우리의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3. 극단적 자본의 시대, 다시 읽어야'만' 할 『공산당 선언』


『공산당선언』은 2003년, 한국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존 관념에 대한 '의문'이라는 학문적·철학적 태도와 자본주의의 극복이라는 실천적 태도를 함께 제기하고 있다.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이해 없이는 올바른 삶을 만들어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휘둘리는 자신을 버리고, 능동적으로 세계를 읽으며 변혁의 가능성을 느끼고 싶다면 지금 다시 선언하자!

“프롤레타리아가 잃을 것은 쇠사슬이요. 얻을 것은 전세계이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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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확철대오 2006/06/09 15:53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담론, 테제 ... 이런 類들로 어지럽던 시대를 넘기고 다시 새로운 시대로..

  2. 현정 2007/01/29 16:13 댓글주소 | 수정 | 삭제 | 댓글

    동감합니다. ^^
    나는 작년에 다시 봤었는데...,

    윤호가 글을 참 잘쓰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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