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장은 보통 자주 보는 책들이 놓여있는 곳과 읽을 예정인 책들을 놓은 곳으로 구분되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읽을 예정인 책으로 분류된 책 중 하나가 이슬람 (이외수 외 지음)이다. 이 책 서문에 "이슬람을 만나는데 우린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렸다. 근 50년이 흘렀나 보다."라고 쓰여있다. 난 그 책을 읽는데만 근 1년이 걸렸다.
여전히 이슬람은 이해하기 힘들고, 이슬람과 함께 떠올리는 이미지는 헐리우드 영화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슬람은 우리에게 가난하거나, 참혹한 테러리스트이거나, 차도르로 둘러싸인 '전근대적인'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고, 9.11 이후 이는 오히려 더욱 강화되는 듯하다. 글을 쓰며,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며칠 전 나눈 대화에서 나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가난한 나라가 여행하기에 더 좋은 것 같아" - "그들은 더 잘 웃고, 순수한 느낌이야" 내가 '제3세계 국가'를 바라보는 방식은 여전히 딱 이 정도다.
페르세폴리스 (마르잔 사트라피 Marjane Sattrapi 지음) 는 만화책이다.
두터운 펜감으로 약간은 투박한 듯한 그림 속에 "이란"이 있다. 이란이라는 나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이 얼마나 될까? 그리고 그 나라 사람의 삶에 대해서는?
이 오래되고 거대한 문명은 광신적인 근본주의와 태러 등에 관련지어서만 이야기되어 왔다. 인생의 반 이사을 이란에서 보냈던 한명의 이란인으로서, 나는 이란에 대한 이러한 이미지가 실제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중략) 이란인들이 그들의 자유를 지키려다가 감옥 속에서 죽지 않기를, 이라크와 전쟁으로 목숨을 잃지 않기를, 온갖 억압 속에서 고통 받지 않기를 소망한다. 용서는 해도, 잊어서는 안된다.
저자 서문 중에서
페르세폴리스는 1979년 이슬람혁명과 뒤이은 '근본주의적' 반동 그리고 이라크와의 전쟁까지를 여자아이 마르지의 눈으로 보여준다. 마르지의 눈에 보이는 이란은 폭력과 불합리로 가득하다.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해가는 마르지를 따라가다보면 우리도 이란에 대해 조금씩 (여전히 미약하지만) 눈을 뜨게 된다.

1페이지 중에서
이란의 격변기를 일상적인 면에서부터 사회적인 면까지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보여준다. 수백년 전부터 차도르를 쓰고,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을 것 같은 이란 사람들이 그에 대해 어떻게 거부하고 대항하였고 그 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통해 자유를 희구했는지를 어린 마르지를 통해 함께 공감하며 다른 세상을 꿈꾸게 한다. 충분히 우울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유머를 잃지 않고, 서술하고 있다.
첫째 권은 마르지가 부모님 곁을 떠나 오스트리아로 떠나는 대목까지 서술한다.
page 39
난 비로소 내가 아빠의 캐딜락 옆에 앉는 게 왜 부끄러운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내 부끄러움의 이유와 혁명의 이유는 같은 것이었다. 사회계급의 차이
page 59
나쁜 사람들도 위험하지만, 그들을 용서하는 것도 역시 그렇단다. 걱정하지 마, 세상엔 정의가 존재하니까
page 81
공평해지자구. 만약 여성이 베일 쓰는 걸 거부해서 감옥에 가야한다면, 남성들 또한 서구의 상징인 넥타이를 하는 게 금지되어야 해.
page 82
"내일 근본주의 반대 집회가 있을거예요" - "나도 갈래요" - "안돼! 너무 위험해" - "얘도 겸험해봐야 해요. 얘도 이제 여성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한다구요!"
page 120 ~ 122
"우리는 이따위 억지스러운 평화를 거절한다!" "우리는 카르빌라를 정복해야 한다."나에게 가장 섬뜩한 상상을 불러왔던 말 중 하나는 '전쟁에서 죽는 것은 사회의 동맥에 피를 주입하는 것이다.'라는 것이었어. 그들은 결국 그 체제의 유지가 전쟁에 달려 있다고 받아드렸던 거지